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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일생/취업 이전

1980년 후반 컴퓨터를 만나다. - MSX2

by Kelvin™ 2020. 2. 26.

집안 어딘가에서 잠들어 있는 이 컴퓨터는 전원 케이블을 찾을 수도 없고,
게임팩을 너무 많이 꼽았다가 빼서 팩을 꼽는 부분이 고장이 나서 내가 나름 케이블을 분리해서
컴퓨터의 뒤쪽으로 케이블 위치를 변경해서 팩을 꼽아도 문제가 없도록 개조한 모습을 한채로 30년 넘게 집에 있다.
( 사실 지금쯤이면 어머님께서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

 

초등학교 6학년때인지.. 중학교 들어가서 샀는지 기억이 안난다. ㅎㅎ

대우전자.

집앞에 가전제품 매장이 생겼다. 지금은 과일가게가 꽤나 오랫동안 장사를 하고 계시지만..

그때는 그 매장에서 컴퓨터라는 존재가 집앞 가전 제품 매장에 포스터로 붙어있었다.

국민학교 친구였던 친구가 마침 apple 을 사용하고 있던지라 대략적인 컴퓨터는 알고 있어서

저 기계가 친구집에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 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APPLE vs MSX2

친구는 입력 장치를 기본적인 키보드, 테이프, 천공카드를 입력 장치로 사용하고 있었으나,

이 제품은 팩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있었고, 가장 어린 나이의 매력은 팩을 꼽으면 게임이 자동으로 실행되는 부분과,

친구의 맥은 초록색 화면인 반면, 이 컴퓨터를 무려 칼라였다.

공부용인가 게임용인가.

사실 부모님께서 공부에 대한 열정이 너무 과하셨던지라 집앞에 있던 분의 꼬임에 넘어가서 결국 한대를 구매하고 만다.

86년도 가격으로 약 100만원.  화폐가치 상승 지수로 계산해보니 2019년도 기준 가치로 약 330만원이다.

굉장한 기계가 우리집으로 들어온것이다. 

그 컴퓨터를 구매하면서 함께 구매한 게임팩을 이리 꼽고 저리 꼽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용으로만 쓴듯 하다.

( 몇년전까지만 해도 부모님 몰래 오락실 갔다가 집에서 쫓겨난 적이 있던 그 버릇이 어딜 가겠냐만은. )

몽당연필(?)을 만나다.

MSX 용으로 몽당연필이라는 걸 알게 됐다. ( 프로그램 명이 맞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림 그리는 소프트웨어. )

컴퓨터에서 무언가 그림을 그린다는게 무지 신기했다.

픽셀하나하나를 이동해서 그림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 무지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중학생때는 이걸로 승차권을 만들어서 프린트 해보기도 했다. ( 무지 허접했지만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용도로서는 괜찮았다. )

MSX vs XT vs AT

당시 8bit 였던 MSX 와 16비트로 나오던 XT 그리고 코프로세서가 장착된 AT 의 기종이 혼재하던 시기라서

사실 컴퓨터의 기종을 선택하는데 좀 고민이 됐었다.

교육용 PC 사업이 아직 결정이 안됐던 시기라서 매장에 있던 주인분은 교육용 PC 는 이게 될 것이며 혹시라도 다른게 되면 그걸로 바꿔 주겠다고 했던지라 뭐 바뀌면 바꿔 주겠지라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 가게는 어느순간 사라졌고, 교육용 PC 사업은 그 당시 오버스펙(?) 이였던 16bit 로 넘어간다.

첫 시작은 미약 했으나 해본건 많았다.

지금 베이직 구문인 걸로 변수에 대한 개념을 알게 했고, 그림을 그리게 했고, 횡스크롤 , 종 스크롤 게임을 경험 했으며, 

여러가지를 미리 경험해 본 좋은 컴퓨터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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