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원격근무는 왜 어려운가.

  요즘 급부상하고 있는 재택근무에 대해서 느낀바를 몇마디 적어보고자 한다.

  대기업을 다니다 보니 여러가지의 제약으로 인하여 사내시스템에 집중되어 있는 환경이다 보니
재택근무의 어려움이 크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업무의 누수 및 효율성 저하에 대해 몇마디 써보려고 한다.

내가 맡고 있는 일

 신규 사업에 대한 IT 총괄 역할 및 사업부 조직의 PM 그리고 신규사업 발주에 따른 수행사 업무 관리를 하고 있다. 

사내망

  대부분의 대기업은 사내망을 이용해서 폐쇄적으로 네트워크를 운영한다.
외부망은 접속 경로를 따로 하여 분리하고, 내부망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
해당 운영정책은 ISMS 인증 및 PIMS 인증에 따른 개인정보 보호 조치 및 보안 수행을 위한 조치의 일부이다.

  모든 컴퓨터는 해당 사내망을 통해서 중앙에서 집중적으로 각각의 PC 가 관리되며 운영된다.
업무시간이 종료되면 각각의 PC 가 자동으로 꺼지고, 바이러스 업데이트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등의 기능들이다.

재택근무의 문제 발생.
  모든 업무가 사내망에서 발생하고, 이메일의 경우도 사내망에서만 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니
재택근무에서는 사내망 이메일을 사용하기가 불가능 하다.
그리고 사내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내부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불가능 한 상태가 된다.
사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경우
개발서버 및 소스가 내부 서버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해당 개발 망에 접근해서 개발 작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해당 기능 중 모바일에서 접근해야 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해당 작업을 테스트 하기 위한 개발용 모바일 AP 의 구성이 재택에서는 불가하기 때문에 테스트가 불가해진다.
이 경우 작업 후 상황을 예상해서 작업 후 검증된 부분을 내부 인력에게 테스트를 요청해야 하는
비효울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소스를 어쩔수 없이 외부로 유출시켜
동일한 작업 환경을 외부 시스템에 구축하고 작업 후
다시 내부 서버로 이동시켜야 하는 아주아주 비효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사내망에서만 운영되는 프레임워크라도 있다면 노답..

사내망 문제의 해결안 
  #1. 휴대폰 앱을 통한 기본적인 게시판 및 이메일 확인은 가능하게 구축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업무 확인 및 일정 그리고 이메일 확인 답장등이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2. 전자결재 앱을 통한 결재가 가능하게 해서 휴대폰 앱으로 결재가 가능하게 한다. ( 요즘 노안이 있는 나는 휴대폰으로 결재문서를 확인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
  #3. VPN 을 통한 사내망 접근을 이용해서 업무를 확인하게 된다. 이 경우는 VPN 네트워크를 을 한번 통하기 때문에 속도의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해당 IT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지 않은 곳은 잦은 접속끊김 및 속도 저하의 환경에서 근무해야 한다.
  #4. 이메일은 보통 사내전용으로만 사용하는 이메일이 있고, 외부에서 외부 협업하는 전용 이메일이 따로 있다.
( 외부에서 사내망 이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내지 못함. )
외부 협업 이메일로 재택근무시 사용하면 좋은 방법이긴 하나 이메일이 이중화 되서 히스토리 관리가 어려워진다.

DRM ( Digital Rights Management )

  문서보안 기술. 문서를 암호화 해서 밖으로 유출 되더라도 DRM 해제 프로그램이 없으면 문서를 볼 수 없는 시스템.

  즉, 외부 컴퓨터에서는 사내 문서 화일을 열수 없다.
꼭 필요한 문서는 DRM 을 해제하여 외부로 반출 가능하게 승인해야 하는데,
재택근무에 꼭 필요한 문서라면 중요한 문서일테고,
그런 문서가 재택근무라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보안 해제되어 유출된다면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 하는 의문이 남는다.

  이런 이유에 의해 각 작업자의 관심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며, 그렇지 않을시 심각할 경우 고객의 개인정보 유출 같은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부분의 해결책은 사실 없다. 내부망으로 접근해서 각자의 작업 PC 에 DRM 이 돌아가게 만들어 두는 식으로 해결을 해야 하지만 그런 IT 인프라의 많은 투자를 단기간 내에 이루어질 수는 없을 일.

사내망 문제의 해결안.
  이 부분의 보안 해제된 문서를 잘 관리하는 게 가장 가성비가 좋은 해결안이다.
하지만, 자금력이 있고 해당 부분의 투자가 필요하다면 VDI 시스템을 고려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한다.

개인정보보호

  위 두개의 케이스와 맞물려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재택이기 때문에 작업자의 위치는 외부이고,
작업자의 사정에 다른 문서중 개인정보가 포함되어야 하는 문서는 어쩔수 없이 외부로 반출되어야 하기 때문에
잘 관리되지 않는 이상 개인정보는 외부로의 유출상황을 피할 수는 없다.

이런 문제로 개인정보를 관리하거나 운용해야 하는 인력은 가급적 재택근무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메신져, 이메일, 전화, 대면 업무

인터넷에 떠도는 우스갯 소리중 하나가 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차이점.
중소기업은 : 얼굴이라도 안 보였으면.
대기업은 : 얼굴도 모르는채 협업을 해야함.

  대기업에서 업무를 빨리 진행하는 방법중 하나는 직접 찾아가기, 전화, 메신져 그리고 이메일 순이다.
황당했던게 이메일로 업무 협조를 요청하면 함흥차사다. 언제 답이 올지 모른다. 보통 작은 기업은 1시간내 답변이 오는데 대기업은 그게 며칠 단위다. 모두다 다들 바쁘다.
그러다 보니, 메신져를 하게 되고, 답이 없으면 전화 그리고 직접 찾아가기 까지 한다.

개인적인 성향이 메일로 모든 케이스에 대한 정리된 문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그러다보니 업무를 빨리 진행하려면,
대면으로 요청을 하거나 전화를 해야 하는데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일단 대면은 불가능. 
그렇다고 전화를 하자니 재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계속 전화를 하기도 곤란해진다.

회의

대기업은 정말 회의의 연속이다.
회의 아젠다가 회의전에 말끔하게 정해지지 않고 회의를 시작해서
회의가 끝날때 나머지는 다시 협의 하자고 한다.  ㅡ.ㅡ;;

그래서 이젠 익숙해 져서인지 불필요하다 싶으면 말 끊고 빨리 다른 의제로 넘어가고,
회의 전 오늘 협의할 내용을 빨리 정의해서 다른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며,
별로 궁금하지도 않은 개인사에 대할 발언은 가급적 차단하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회의에 필요한 모든 인력을 재택근무시 한 자리에 ( 컨퍼런스 콜 또는 화상회의 ) 불러들이기 어렵고,
그 조작에 대한 어려움 또는 두려움이 있는 분들은 해당 기능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장비

가장 큰 걸림돌이다.

물론 1인 1PC 또는 노트북 세대라고는 하지만.
집에 컴퓨터가 업무를 보기 어려운 환경인 경우가 있다.
사내 시스템은 모두 윈도우 인데 맥만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재택을 어떻게 하지?
난 집에서는 컴퓨터를 안 써서 집에 컴퓨터가 없어!! 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지?

당연이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재택 근무라는 정책을 세웠는데 해당 환경이 지원되지 않으면 업무가 불가능 한 환경이 된다.

그렇다고 혹시 심할 경우 직장 건물 폐쇄의 경우에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노릇이다.
( 퀵으로 PC 를 통으로 받아야 할텐데, 사내망이 셋팅된 PC 가 외부로 반출되면 그게 정상 작동할지도 의문이고. )

 

아침에 급 생각나서 두서없이 써봄.